[기고] [시가 주는 위로와 행복] 열꽃행성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4-02-06 13:43:07


최소연 시인

2018. 시사사등단

2021. 개인시집 나를 로스팅하여 너를 추출하다

한국문연. 현대시 기획선58.

) 강원도문인협회 사무차장, 강원현대시문학회 사무국장

 

 

열꽃행성

 

거북이 등껍질보다 거친 별들의 숨소리,

 

사람들의 손에 플라스틱컵이 들려있다 그 속엔 저녁노을처럼 죽어간 물개울음소리가 갇혀있다. 혹은, 유통기한이 지난 달빛이 뒷골목에서 암거래되고 있다 붉은 상추를 먹은 뭉게구름은 온몸에 반점이 돋아 응급실에 갇혀있다

 

수도관 속으로 황톳빛같은 혈관이 흐른다 파킨슨병으로 손을 떨고 있는 플라타너스나무와 교정의 장미꽃들이 창백하다 허공엔 한 쪽 시력을 잃은 잠자리떼가 비행을 절망한다 은행나무가 초록의 둥근 눈물을 사산하고 있다

 

개나리표 가방들이 블랙커피를 마신다 쫀드기과자 속에 일그러진 달도 먹는다 금맥을 욕망하던 사람들이 질소로 새우깡봉지의 몸을 부풀린다 말라비틀어진 고목처럼 별들의 꿈이 말라가고, 공터의 폐타이어를 안고 나비가 울고 있다

 

피뢰침에 찔린 상현달의 눈이 산패되는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