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너무도 쓸쓸한 중도 시각장애인 이명호씨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8-01-24 10:58:09


▲ 이명호 중도 시각장애인/춘천


춘천시 후평1동에 사는 이명호씨는 77세의 중도 시각장애인이다. 젊은 시절 춘천 모 병원, 모 보육시설 관리인, 양계사업 등 남들처럼 일하면서 살아 왔으나 50대 초반부터 망막 손실로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약물치료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을 써봤지만 증세가 심해져 급기야 2013년 시각장애 1급 등록을 하게 됐다.


앞이 보이지 않는 삶은 그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 우선 좋아하는 독서를 보이스아이를 사용해 귀를 통해서만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 장치가 되어 있는 것만 접하다 보니 세상을 보는 눈도 좁아졌다. 요즘은 강원장애인신문과 서울장애인복지관 소식지인 함께 걸음”, “샘터등 정기 간행물 10여 가지를 한 페이지도 빠짐없이 보이스아이에 의지하여 들으면서 시간을 메운다.


그리고 춘천시 시각장애인협회에 나가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한 달에 한번 만천성당 신부님이 방문하여 영성체를 모셔 주는 것이 삶의 전부다
. 동네 경로당이 있지만 자유롭게 화투를 치고 음식을 나누어 먹는 비장애인 동료들과 어울리는 것이 거북스럽다고 했다.


가족사항을 묻자 두 번의 결혼을 모두 이혼으로 마감하고 슬하에
11녀가 있지만 그들 역시 살기 힘들어 도움을 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수입원은 장애인연금, 기초노령연금. 생활보장 수급액이 전부이며 가사일과 외출은 주 5회 노인요양보호서비스로 해결한다.


이명호씨는
먹고 사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외로움입니다. 혼자서 외출도 못하고 대화 상대가 없다보니 정신도 흐릿해 집니다. 이제라도 곁에서 동무해줄 배우자가 생기면 좋겠습니다하고 말했다.


고령사회에서 중도 장애인과 독거 노인장애인이 증가하는 추세에 대표적인 문제의 한 사례였다
.

 

지소현 jeede5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