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나의 행복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7-07-18 12:35:35


▲ 장애인활동보조인, 청동문화연구소장 정한길씨

 


정한길씨 (57세) 직업은 중증장애인활동보조인이다.


장애인복지 실천현장 활동보조인은 저임금(시급 9,240원)이라서 남성이 거의 없건만 정한길씨는 3명의 남성장애인들을 보살피는 전문가다. 그가 주말에도 쉬지 않고 돌보는 대상은 정모씨(뇌병변 1급/42세), 김모군(지적장애 2급/31세), 신모군(지적장애2급/26세)이다. 남성 지적발달장애인의 경우 지능지수 (70이하)가 낮아도 육신은 건강하여 돌발행동을 하거나 반항을 하면 여성이 감당할 수 없다. 다시 말해 도움이 필요한 남성장애인은 많건만 남성 활동보조인은 드문 혈실이다. 따라서 정한길씨는 진정 중요한 인물이다.


유수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촉망되는 업종의 경력을 접고서 5년째 장애인 일상을 돕는 그는 수입이 적어도 마음의 배가 부르다고 한다.


‘진정한 행복은 내가 좋아하는 일과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 있지요’



▲정한길씨와 지적장애인과 김모군의 다정한 시간



이러한 가치관에 맞물려 정신문화를 일깨우는 봉사활동에도 열을 올린다. 2000년 ‘천동문화연구소’를 설립, 30명의 정회원과 함께 춘천문화역사 탐방을 정기적으로 하고, 조상들의 발자취를 스토리텔링(storytelling)하여 외지인들에게 소개한다. 7월 ‘봉의산 순의비’ 탐방에 이어 8월에는 ‘봉황대’ 탐방을 할 계획이다. 이 때 춘천시 문화 해설사와 동행하여 전문성과 흥미를 더하며 장애인 역시 빼놓지 않고 챙긴다. 접근성이 좋은 곳은 건강한 회원들이 휠체어를 밀면서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장애인들과 소통하고 통합하는 문화현장을 만들고 싶어서다.


이 외에도 2010년 ‘봄내 벽화그리기’ 단체를 조직, 50여명의 회원들과 골목길. 학교 등 담장에 그림을 그린다. 아기자기한 수준급 그림이 있는 마을은 외국의 낮선 곳처럼 신선하다.


질만능 세태에 적은 수입이지만 꼭 필요한 직업에서 보람을 찾고 돈이 되지 않는 일도 의미를 부여하는 정한길씨! 사회적 지위가 높은 그 어떤 남성보다 이 시대의 귀한 일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