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희 교육감 “비민주적 교육 바꾸기 위해 국가교육위원회 필요”

이동희 승인 2017-01-11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지난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교육포럼에 참석해 ‘교육자치 강화를 위한 정책적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민병희 교육감은 이날 발표문에서 “대한민국 교육은 여전히 중앙집권적이고 행정위주이며,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협치형 국가교육추진, 완전한 지방교육자치의 실현, 교육 주체의 참여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위한 정책적 과제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완전한 지방교육자치 실현 △교육 민주주의 완성을 제시했다.
 

특히, 정파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교육정책을 이끌기 위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강조하며, 위원회는 “현장성과 전문성, 그리고 교육주체의 참여보장이라는 기본 원칙을 가지고 구성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 교육감은 지방교육자치 강화를 위한 세 가지 원칙으로 △지방교육

재정 확대, △초중등교육 관련 권한을 시·도교육청에 대폭 이양, △선거연령 인하를 통한 고등학생의 교육감 선거 참여를 제시했다.

 


  

 

 

 

한편, 미래교육포럼은 교육에 대한 변화의 열망을 국가 교육개혁 정책으로 수렴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 토론회로서, 교육주체와 시민이 만드는 최초의 교육 개혁안을 성안하려는 모임이다.



 
하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의 미래교육포럼 출범토론회 비전발표문 전문.



[미래교육포럼 출범토론회 비전발표문]


교육자치 강화를 위한 정책적 과제



민병희(강원도교육감)
 

안녕하십니까. 강원도교육감 민병희입니다. 먼저 미래교육포럼의 출범을 축하드립니다. 이 포럼이 앞으로 있을 대한민국의 변화, 특히 교육혁신의 비전을 함께 만들어 가기를 기대합니다.
 

교육민주화와 교육혁신을 위한 기나긴 노력은 2010년 혁신교육감의 당선 이후 구체적인 정책성과로 대한민국 교육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제 이 변화는 시·도교육청 수준을 넘어서 국가적 차원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저는 이번 촛불을 겪으면서 사회변화와 교육변화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014년 혁신교육감의 대거 당선에 대해서 한 지식인은 ‘혁명적 수준의 일’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혁신교육 이후 교육의 변화가 우리 학생들의 주체성과 비판적 사고력, 민주시민역량을 키우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고, 그 변화의 힘이 촛불로 모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 함께 교육의 변화를 일구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교육의 추진체제를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대한민국 교육체제는 여전히 중앙집권적이고 행정위주이며, 비민주적입니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 협치형 국가교육추진체제의 마련, 완전한 지방교육자치의 실현, 교육정책의 현장성·전문성의 강화, 교육 주체의 참여제제 구축이 필요합니다.
 

□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해야 합니다.
 

협치형 국가교육추진체제의 마련을 위해, 중앙의 교육 추진체제인 교육부의 재편이 필요합니다. 그 동안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혁신교육 진영에서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 운영을 제안해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가교육위원회가 현장성과 전문성 그리고 교육주체의 참여보장이라는 기본 원칙을 가지고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직원, 학생, 학부모, 교육전문가, 사회단체 등의 전반적인 참여구조를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가교육위원회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국가교육정책을 이끌고 갈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정파적 이익에 따라 교육정책이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국가교육위원회 산하에 여러 분야별 정책위원회를 둬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집행력을 가질 수 있도록 산하에 실무 집행기구를 두어야 합니다. 물론, 집행기구가 정책을 이끄는 기존의 관료구조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에 따른 국가적 수준의 정책을 집행기구가 수행하는 구조여야 할 것입니다.
 

□ 완전한 지방교육자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교육부가 재정과 인사권을 매개로 시도교육청을 옭아매고 초·중등교육의 아주 구체적인 사업 하나하나까지 개입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뿐만이 아니라 국가 권력기관까지 시도교육청을 탄압하는 계획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완전한 지방교육자치 실현을 위한 법제도 정비가 필요합니다.
 

첫째, 지방교육재정의 확대입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비율 확대(내국세 총액 25.57%)를 통해 완전한 무상교육, 선진국 수준의 교육환경 구축을 위한 교육투자를 해야 합니다. 교육부의 특별교부금 비율도 대폭 축소해야 합니다. 작년 12월 어린이집 누리과정 관련 국회 합의안은 매우 미흡하고, 불명확하며, 시도교육청의 재정 부담을 늘리는 방안입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방안을 재협의해야 합니다.
 

둘째, 초중등교육과 관련한 권한을 시·도교육청에 대폭 이양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법규정비를 해야 합니다. 구시대적인 통제위주, 실적위주 시·도교육청 평가(조직, 재정평가 포함)는 당장 없애야 합니다. 학교에 비교육적 부담만 가중시키는 각종 세부 사업들을 일거에 통폐합해야 합니다. 부교육감 인사권을 시·도교육청에 온전히 돌려줘야 합니다. 시·도교육청도 행정중심이 아니라 학교지원 중심체제로 전환을 위한 자기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셋째, 교육감 직선제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그 동안 교육감 직선제를 흔들려는 불순한, 정파적 시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지점은 지금까지의 교육혁신의 중요한 계기가 교육감 직선제였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교육감 직선제를 강화하기 위해서 선거연령 인하가 필요합니다. 모든 공직선거에서 선거연령을 낮춰야 합니다. 더하여 교육감 선거의 경우에는 고등학생까지는 투표권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선거법의 전체적인 제도 정비를 통해서 특정 선거기간뿐 아니라 일상적으로 잠재적인 교육감 후보들의 교육정책 정견을 유권자가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교육(학교) 민주주의를 완성해야 합니다.
 

학교는 여전히 변화에 더디고 민주주의 교육의 장으로서는 부족합니다. 학교의 자율성이 학교장만의 권한 강화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의 참여민주주의 체제의 강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학교 운영에 참여형 민주주의 체제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먼저 교직원회, 학부모회, 학생회를 법제화해야 합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학교자치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그 구성과 위상을 재편해야 합니다. 학생대표, 학부모대표를 학교자치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대학의 경우에는 국공사립 대학 모두에 교수회, 직원회, 학생회가 참여하는 대학평의회를 설치해야 합니다. 각 교육주체에 영향을 많이 주는 의제에 대해서는 각 주체의 의견을 반드시 수렴 반영해야 합니다.
 

교육혁신을 위해서는 학교장의 리더십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장이 되는 경로의 다양화가 필요합니다. 교장 자격증제를 폐지하고, 내부형 교장공모제, 교장선출보직제를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학교운영은 현재의 업무부서 중심의 행정 편제에서 학년부와 교과부의 교육 중심 편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대학 구성원의 총장 선출권을 온전하게 보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립학교의 공공성 강화입니다. 사학비리가 여전하고, 제왕적 사학운영으로 곳곳의 교육민생 현장이 멍들고 있습니다. 사립학교의 민주적 운영을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이 다시 필요합니다. 사립학교법은 정치적 협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오늘 혁신교육 비전을 추진하기 위한 추진체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제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물론 이 추진체제에 어떤 교육을 담을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비전제시와 활발한 토론이 되길 기대합니다.
 

‘좋은 교육’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힘을 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 사회를 ‘좋은 사회’로 함께 만들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육의 변화가 사람의 변화로 이어지고, 그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의 ‘좋은’ 변화를 꿈꿔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