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마음을 그려낸 에세이] 되는 사람의 특징

지소현 승인 2022-10-05 10:53:51


 지소현 본지 대표, 수필가

 

나는 직업상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다. 가난한 사람, 그들을 돕는 부자인 사람, 이도 저도 아닌 혼자만 잘살려고 노력하는 사람. 물론 물질에 기준을 둔 것이라서 잘 산다는 개념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잘 사는 기준은 적당히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물질과 좋은 평판과 정직한 마음과 밝은 에너지와 공감 능력을 갖춘 것이다. 즉 사람다운 사람인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된 사람이기도 하다.


된 사람은 남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 우선 부지런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하루를 준비하고 본업 외에도 취미활동과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시간을 투자한다. 남을 인정하고 의견 조율도 잘한다. 쓸데없는 자존심을 부리지 않으며 조금씩 양보하는 넉넉한 인품을 가졌었다. 사실 자존심에 매달려 생각이 다른 사람과 언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옹졸하기 그지없다. 목숨 걸 일도 아닌데 이겨야 직성이 풀리며 교만이 하늘을 찌른다. 잘 된 사람들은 감성의 융합이 빠르고 공통된 결론 도출에도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유쾌하고 평안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이어 갈 수 있다.

 

세간에는 잘 되는 사람의 특징, 즉 성공학을 다룬 책이 많다. 부와 명예, 건강, 사회적 영향력 등등을 통계학적으로 다루기도 하고 심리학적으로 다루기도 했다. 공통적인 내용은 잘 되는 사람일수록 실패와 상처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을 거울삼아 다시 일어선 것이었다. 즉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사람들이었다. 시쳇말로 멘탈이 강한 이들인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배신을 당하거나 사업에 실패해도 마음만은 지켜낸다. 반대로 성공을 해도 자만심에 빠지지 않는다. 그 또한 대단한 조절 능력이 아닌가. 자그만 성공에도 잘난 척하며, 자기보다 못한 이들을 무시하는 이들과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되는 사람 특징은 긍정적인 말을 한다는 것이었다
.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말은 공기를 진동해 상대방에게 전파되는 소리다. 그래서 씨가 되고 꽃이 피며 열매를 맺는 것이다. 실제로 말의 효과에 대한 실험 결과들을 더러 보았다.


똑같은 밥을 두 컵에 담아 두고 하나는 축복을
, 하나는 저주를 퍼부었더니 변화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축복한 밥과 저주를 퍼부은 밥의 곰팡이 모양과 색깔이 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의 작은아들이 귤을 가지고 실험한 적도 있다. 동일한 상태의 귤을 두 개 골랐다. 하나는 사랑해, 너무 이뻐라고 쓰고 하나는 미워, 죽어버려라고 써서 책상 위에 두었다. 그리고 날마다 적힌 대로 말을 했다. 한 달 뒤였다. “사랑해라는 말들 들은 귤은 노랗게 시들어 있었고 미워 죽어버리라는 말을 들은 귤은 검은 곰팡이가 쓸면서 썩었었다. 나는 휴대폰에 그 놀라운 사진을 찍어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사람은 부정적인 정보를 우선 받아들이는 존재라고 한다
. 백번을 잘하다가 한번 잘못하면 백번 잘한 일이 소용없어진다는 속담과도 상통한다. 그래서 인간관계는 짜증과 불만이 먼저 마음을 점령해 버리는 것이다. 여기에 본능적으로 이해득실을 따지며 손해를 본 것 같으면 분노한다. “나에게 잘하고 내가 이득을 본 것 같으면 좋은 사람, 나에게 못하고 손해 본 것 같으면 나쁜 사람전혀 객관적이지 않은 잣대로 평가되는 인간관계가 얼마나 난무하는가.


나 자신을 돌아볼 때 늘 불안의 늪에 빠져 살았었다
. 상대방이 나를 싫어할까 봐 비위 맞추기에 급급해 부탁을 거절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남들은 나를 되는 사람 중에 하나라고 평가한다. 무사히 살아 낸 무기는 원망과 불평을 내색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고백하건데 그곳에 감정을 소비할 여력이 없었으니까. 끝까지 되는 사람으로 남기 위해서는 내 마음 밭을 진실의 도구로 재정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