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애인의 권리와 복지는 시민의 권리와 복지이다.
(사)강원도장애인복지회 화천군지회 박희열 지회장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2-06-08 11:46:25

 

()강원도장애인복지회 화천군지회 박희열 지회장

 

약력

 

생년월일: 1952.01.24.

출생지: 화천군 하남면 서오지리

학력: 춘천시 지촌초등학교, 화천군 화천중학교 13, 춘천 춘천고등학교 43,
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학사
, 현재 방송통신대학 청소년학과 재학 중(221학기 휴학)

경력: 강원도교육청 공무원, 화천군 도서관장으로 퇴임(2010.3.10.)

 

화천군 장애인의 날 행사가 지난 55일 열렸다. 원래 장애인의 날은 매년 420일이다. 4월경만 해도 코로나로 행사가 취소될 듯 싶었지만, 올해는 다행스럽게도 거리두기 완화로 평상시처럼 열릴 수 있었다. 식전 행사는 10년 전 화천이 좋아 하남면 거례리에 정착하여 살고 있는 가수 해와 달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많은 장애인과 참석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주어졌다는 기쁨으로 행사는 식전부터 뜨겁게 달궈졌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정부의 무관심, 무능, 무대응 정책을 볼 때, 마음 한 편이 가라앉음을 느꼈던 것은 나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구별하는 사회, 구별은 차별로 이어지고 이것이 어느 순간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발 디딜 틈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노인, 여성, 어린이, 장애인 등 이들은 모두 사회적 강자로부터 약자로 취급받는다. 중간 단계의 약자는 하위 단계의 약자를 구별하고 차별하게 된다. 어느 순간 이러한 구별과 차별의 악순환이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무거운 짐을 지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장애인의 권리와 장애인의 복지는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장애인은 시민이다. 이는 정당한 시민의 권리와 복지를 장애인들에게도 동등하게 부여하라는 의미이다. 장애인만의 권리와 복지가 아닌 아주 평범하고 보편적인 현대의 가치인 시민의 권리와 복지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 장애인의 권리와 복지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비생산적인 소멸성 비용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릇된 판단이다. 모든 시민이 사회의 일원이 되고 이에 기여하는 것은, 지금과 향후에 기대되는 최소한의 보편적인 삶의 영유에 필요한 서비스를 향유하고자 함에 있다. 장애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쾌적하고 다양한 문화, 여가 기반시설들이 이 자산으로 뒷받침되는 것이고, 장애인에게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서비스에 이 자산이 활용되는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별하는 것이 아닌 모든 시민에 대한 사회적 합의인 것이다.

 

이제 막 중앙 정부가 새롭게 시작하였고, 곧 새로운 지방 정부와 지방 의회가 구성된다. 선택된, 그리고 선택될 시민의 심부름꾼들에게 이 한 마디 꼭 전하고 싶다.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동등한 시민이고
, 시민을 위한 정책에는 반드시 장애인의 보편적 삶을 보장할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천군 장애인의 날 행사 식전 공연에서 나온 장미의 노래는 내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들었다. 재작년에 췌장암으로 하늘나라로 먼저 간 집사람 생각이 나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있을 때 잘 해, 후회하지 말고...” 나를 향해 부르는 노래처럼 들려와 그냥 뜨거운 눈물을 삼키며 행사를 지켜봤다. 해와 달의 마지막 한마디가 마음에 잔하게 와 닿았다. “여러분 저는 화천이 좋아 10년 동안 화천 거례리에 삶의 둥지를 틀고 사는 해와 달입니다.”

 

우리 장애인들은 언제가 돼야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둥지를 틀 수 있을까. 언제가 돼야 부당, 불편과 차별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을까.

 

코로나로 전 국민이 생각과 행동에 제약을 받고 살아온 것처럼, 우리 장애인들은 늘 여러 제약과 차별을 받고 살아오고 있다. 우리 장애인들에게도 장애로 인한 사회적 편견과 불편함이 끝날 수 있는 날이 코로나 엔데믹처럼 어서 왔으면 한다. 이제 나도 인생의 종착역에 도착할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마지막 역에 다다르기 전에 그 날이 어서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