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안 최영식 화백의 바리미 일기] 12월에 들어서서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0-12-15 11:01:22

 


122, 3일에 현장학습 한국화 강좌를 잘 마무리했다. 매주 수, 목요일에 2시간 씩 수업을 해왔다. 1014일 시작해 16회를 진행했다. 1999년 가을, 시내 화실을 문 닫고 새천년 봄에 산막골로 들어가며 학습에 손 놓은 지 20년이 넘었다. 누구를 가르친다는 분에 넘치는 일을 27년이나 했다. 혼자의 작업장으로도 좁은 편에 속하는 옥천화방은 다른 생각이 없었기에 선택할 수 있었다. 이번에 5명이 와서 공부하는 데도 방 두 개에 나눠서 해야 할만큼 비좁았다. 두 달 동안 매, , , 죽에 소나무, 산수화까지 말도 안 되는 과정을 속성으로 끝냈다. 초보자들이 아니라도 그렇다. 좋은 경험을 한 셈이다.


공부한 분들이 대체로 만족한 반응이었고
, 마지막 달 첫 주에 수업을 끝내며 홀가분하다.

 

강원도와 춘천도 갑자기 코로나 감염자가 확산되며 긴장도가 높아졌다. 수업 기간을 절묘하게 잡은 편이다. 2월에 화천갤러리서 가졌던 2인 초대전도 그랬었다. 전시 기간에 중국인 관광객들은 버스로 수십 대가 왔었는데 전시가 끝나며 그나마도 끊겼었으니까. 중국에 감염자가 폭증하므로 그렇게 됐었다. 산천어축제 행사장은 한산했지만 우리 전시장은 발길이 계속 이어졌었다. 뭘 알고 내다봐서 일정을 잡았던 것도 아니다. 축제 기간에 끼여 들어갔던 건데 그랬다. 강좌기간도 문화원에서 잡아 준 대로 한 것이었다.


코로나 감염자 확산으로 종강 회식은 포기하였다
. 좋은 시간이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걸로 짧은 기간이었지만 강좌가 무의미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작은 위안을 삼고 싶다
.

 

2020120~216일까지 화천갤러리 초대로 화천-그 빛나는 골짜기에서 노닐다!’ 최영식, 길종갑 2인전을 가지며 새해 시작이 좋았다. 전해 11월부터 작업에 들어가 12월에도 집중을 했고 1월 초순까지 겨우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곡운구곡 외에도 비래바위며 촛대암, 용화산을 소재로 다양하게 출품했다. 옥천화방에서 밤샘을 하며 집중 작업한 것이다.


7
7~82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 신관 기획전시실에서 가진 강원일보 창간 75주년 기념 기획초대전엔 100호가 넘는 설악산 형제폭초당동 솔밭을 출품했다. 5월과 6월에 걸쳐 그린 작품이다. 역시 옥천화방에서 작업을 했다. 발산리서 시내까지 왕래하기 번거롭긴 했어도 작업은 잘됐다. 마을버스와 시내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시간과 불편이 만만치 않았다.

 

코로나로 점철된 한 해였지만 뜨믄뜨믄 단양의 도담삼봉이며 단양팔경의 하, , 상선암이며 철원 고석정은 초행, 정선 몰운대는 20년이 넘어서 다시 찾아보는 등 돌아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가까이 있는 올미솔밭과도 다시 인연이 시작된 건 각별하게 여겨진다. 화천의 비래바위와의 만남도 의미로웠다. 각종 전시에도 모두는 아니지만 충실히 참여한 편이다. 수겸초당도방 셋의 한쪽 벽을 따라 삭은 파이프를 뜯어내고 새 것으로 바꾸느라 어수선해진 상황을 기회로 구조를 바꾸며 한 칸 옷방이 아담한 차실로 변경되고 안방이며 침방도 변화가 생겼다.


옥천화방 또한 수업을 앞두고 산막골서 가져온 짐 때문에 어수선한 것을 정리하며 말끔해졌다
.


온곡형 묘비 글씨며 송석원
, 송석헌, 맥송정 글씨도 써달았다. 수겸초당 현판도 서각해 걸었다.

 

그런대로 잘 관리되어 오던 코로나19가 겨울들어서며 갑자기 확산을 하여 긴장시킨다.


세계는 펜데믹 상황에 빠졌다
. 빠져나오기 어려운 수렁처럼 보인다. 한계선이 없는 인류의 욕망이 불러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코로나로 인해 욕망의 질주는 주춤해졌다. 온 세계의 경제 제일, 무한 이익추구는 자원 고갈, 공해를 포함해 온갖 부작용을 일으켜왔다. 해법의 모색과 실천은 미약하기만 했다. 삶의 방식을 바꾸는 계기로 삼았으면 싶은데 과연 그럴까? 아직 그런 각성의 징조는 안 보인다. 코로나를 감당하지 못하며 생기는 생활의 불편과 모임의 자제는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온다. 인류가 스스로 멈추지 못한 경제만능주의는 코로나란 장애물을 만나 돌파구를 찾고 있는데 자연은 숨을 쉬고 공해는 줄어드는 현상이 생긴다. 전환점에 서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