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울리는 시 감상] 길을 가며 62
佳鄕 김왕제 시인(평창출신, 강원도청 전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0-08-25 11:34:37


 

佳鄕 김왕제 시인(평창출신, 강원도청 전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시집: 그리움이 가득한 길을 걸으며, 산책, 매혹, 거기 별빛 산천, 고무신

 

어스름이 내리다 전등 불빛에 스러지고

사람들이 오가며 거리를 메우는 시장 거리

나는 다가오는 사람들을 비켜 갈 때마다

비켜서 가게 하는 많은 사람이 부담스러운

길을 막고 늘어서 천천히 걷는 사람들이 싫은

더구나 일상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던 아픈 마음

사람들이 많아서 부담스런 생각으로 걷다가

때마침 내리는 장대비를 피해 진열장 앞에 서서

비 그칠 때를 기다리며 파르르 떨리는 상념으로

나는 도로로 흐르는 물을 따라 먼 무인도로 가다

상념의 무인도에 홀로 서서

떠나고 싶었던 도시를

버리고 싶었던 나의 삶을

멀리하고 싶었던 많은 사람들을

나는 비로소 애절하게 그리워하다

비가 잦아도 우산을 받쳐 든 사람들을

그 나를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가면서

이제는 사람들과 함께 걸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