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혼을 울리는 시 감상] 삶
△佳鄕 김왕제 시인(평창출신, 강원도청 전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0-08-11 11:45:47


 

佳鄕 김왕제 시인(평창출신, 강원도청 전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시집: 그리움이 가득한 길을 걸으며, 산책, 매혹, 거기 별빛 산천, 고무신

 

어둠은 닭이 홰치는 소리에 물러가고

굴뚝엔 청솔가지 타는 연기 자욱한데

길섶 우거진 잡초에 맺힌 영롱한 이슬

 

길로만 가라기에 왜인지도 모르고

앞뒤나 옆도 보지 않고 기를 쓰고 왔는데

얼마나 제대로 살았는지 알 수 없어라

 

오늘 백발이 서러운 마음을 부르고

여기 세찬 비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걷다가 서성이다가 걷는 나 있으니

 

이슬처럼 해맑게 살아보려던 꿈은

모진 풍파에 찢기고 빛이 바랜 지 오래

고단한 발길을 오늘도 옮기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