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혼을 울리는 시 감상] 헌 돈
△佳鄕 김왕제 시인(평창출신, 강원도청 전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0-07-28 10:31:10


 

 佳鄕 김왕제 시인(평창출신, 강원도청 전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시집: 그리움이 가득한 길을 걸으며, 산책, 매혹, 거기 별빛 산천, 고무신

 

거스름으로 받은 헌 돈 한 장

비뚤비뚤 맞춤법도 안 맞는 낙서

지향이내 7천 냥이라는 연필 글씨

한 모서리는 신문지로 덧붙이고

구겨졌던 자리마다 남은 많은 선

김칫국물이 묻어 마른 붉은 자국

노점상 할머니가 거스름돈으로 준 돈

주머니에 넣고 조물조물 만지니

우련하게 나타나시는 우리 할머니 모습

생전에 타향으로 떠나는 어린 나에게

속곳 쌈지에서 꼬깃꼬깃 접힌 헌 돈을

외양간 뒤로 데리고 가서 몰래 주셨지

오늘 내가 거슬러 받은 이 헌 돈에는

하양 머리카락 할머니가 어른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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