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혼을 울리는 시 감상] 빈 의자
△佳鄕 김왕제 시인(평창출신, 강원도청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0-05-19 10:44:44

 

佳鄕 김왕제 시인 (평창출신, 강원도청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시집: 그리움이 가득한 길을 걸으며, 산책, 매혹, 거기 별빛 산천, 고무신

 

누구라도 편히 앉을 수 있는

봄바람이 산들 머물다 가는

세월의 자욱이 흠씬 밴 빈 의자

 

그 누구라도 곁에 앉으면

닫힌 마음이 다 스르르 열릴

고급스럽지 않아 편한 빈 의자

 

아무 타박도 없이 조용조용

서럽거나 즐거운 이야기 나누면

가슴의 응어리 사그라질 빈 의자

 

도란도란 흘러가는 강물 소리

들꽃 향기 번져 벌 나비 나는 나절

오늘도 홀로 앉은 빈 의자

 

강물 소리 들꽃을 벗 삼아도 좋을

봄볕이 너그럽게 부드러운 날에

나는 아직 누구를 기다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