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鄕 김왕제 시인 (평창출신, 강원도청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시집: 『그리움이 가득한 길을 걸으며』, 『산책』, 『매혹』, 『거기 별빛 산천』, 『고무신』
누구라도 편히 앉을 수 있는
봄바람이 산들 머물다 가는
세월의 자욱이 흠씬 밴 빈 의자
그 누구라도 곁에 앉으면
닫힌 마음이 다 스르르 열릴
고급스럽지 않아 편한 빈 의자
아무 타박도 없이 조용조용
서럽거나 즐거운 이야기 나누면
가슴의 응어리 사그라질 빈 의자
도란도란 흘러가는 강물 소리
들꽃 향기 번져 벌 나비 나는 나절
오늘도 홀로 앉은 빈 의자
강물 소리 들꽃을 벗 삼아도 좋을
봄볕이 너그럽게 부드러운 날에
나는 아직 누구를 기다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