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복지단상] “코로나19”를 통해 본 장애인과 가족
전반적이고 구체적인 지원제도를 마련하자

지소현 승인 2020-05-06 09:41:44


 

지소현 본지 공동대표

 

지난 3, 4월은 코로나19”로 우울했다. 난생처음 경험하는 일상의 단절은 많은 이들을 무기력증에 빠지게 했다. 그중 중증장애인 부모와 가족들은 무기력증 보다 더한 스트레스와 싸웠다. 학교와 복지 이용시설 휴교·휴관이 길어지면서 가정에서 장애인을 돌보다보니,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만신창이가 될 정도였다고 한다.


최근 한 매체 발표에 의하면 장애인부모연대가 회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사태에서 겪은 어려움을 설문조사했었다 한다. 그 결과 87%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으며 건강상의 문제로 이어지기도 했다한다. 특히 집안에만 있는 자녀가 답답함으로 인해 돌발적이고 도전적인 행동을 표출해 힘들었다는 호소가 있다.


그리고 지난
223일 교육기관의 휴교, 그리고 장애인복지관과 장애인주간보호시설 등이 휴관하면서 긴급돌봄서비스 제공이 있었으나 역부족이었다 한다. 결과적으로 전적인 돌봄을 부모가 감당해야만 했던 것이다. 제주도의 어떤 지적장애인 어머니는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까지 했을 정도라고 했다. 장애인과 그 가족의 전적인 의지처가 되어 온 특수학교와 복지시설 서비스의 멈춤! 날벼락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이어 현재 교육부가 발달장애인은 온라인수업과 순회교육을 병행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 하지만 이 대책도 부모를 비롯한 가족 몫으로 남게 될 것 같아서 염려스럽다고 한다. 그들은 이번 사태를 접하면서 방역된 안전한 장소에서 개별적이거나 소그룹 규모의 교육과 돌봄, 그리고 활동지원서비스 시간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물론 더러는 자녀가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되고, 만일 감염되어 격리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지쳐도 내가 버티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도 했지만 말이다.

 

돌아보면 장애인뿐만 아니라 너나없이 힘들었던 시간들이다. 그러나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문제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 사태였다. 덧붙여 말하자면 장애인 문제는 당사자를 넘어 한 가정의 문제임을 누구나 안다. 경제적, 의료적 비용 지출은 물론이고 책임감, 부담감, 수치감, 억압, 등등 정서적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비율은 인구의 약
5%이며 그 가족까지 확대해 주먹구구식으로 계산 할지라도 약 20%에 이른다고 본다. 즉 국가 재난사태에서 전문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자들의 수치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고도의 산업화와 복잡해진 환경은 언제든지 예상치 못한 위험상황이 당도할 수 있다
.


그래서 거듭 강조해 본다
. 서둘러 국가와 장애인당사자들과 가족, 그리고 전문가들이 머리 맞대고 제도마련에 착수하기 바란다. 이는 모든 이가 국민으로서 국가의 보호를 받는 일에 틈새를 없애는, 다시 말해 기본을 튼튼히 하는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