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장의 목소리] 사상초유의 마스크 구입 줄서기 현장에서
생명 지킴이로 둔갑한 마스크, 노약자를 위한 대책 필요

연제철 승인 2020-03-17 11:20:29

 

연제철 기자(시인, 수필가, 화가)

 

밤새 안녕하신가요. 별일 없으시죠. 연일 코로나19 확산에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가 안타깝다. 그것은 우리 대한민국만이 아닌 전 세계 일상을 바꿔 놓았다.


확진자 누구누구가 어느 지역
, 장소를 다녀갔다는 동선 발표와 가짜 뉴스가 만연해 주요 도심 번화가는 인적이 뜸한 나머지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한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면 혐오 대상이 되는 세상이다. 감염을 막기 위해한 유일한 방패막이가 마스크다.


마스크 유래를 살펴보면 고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 철학자 겸 박물학자인 필리니(23-79)는 동물의 방광으로 만든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사나 해체과정에서 나오는 유해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에는 새 부리처럼 생긴 마스크가 등장하며 또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도 마스크 수건을 두른 사람들이 등장한다
. 원나라 궁정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시종들이 코와 입을 가린 채 일을 한다는 내용이다. 이런저런 역사야 어찌 되었든 현재 지구촌은 마스크 대란이 일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39일부터 마스크의 공적 공급 정책을 시작했다. 중복구매확인시스템에 의한 개인 구매를 기록, 1인당 1주일간 2매로 제한하며 요일별 구매 5부제가 주된 내용이다.


좋든 싫든 생존을 위해 줄을 서야 하는 사람들
!


필자도 현장에 참여했었다
. 약국 앞에 끝없는 긴 줄을 보고 놀랐다. 임산부, 어린아이, 노인, 다리가 불편하신 어르신 등 마스크 두 장을 살 수 있다는 희망에 50분을 기다렸다. 내 차례에 마스크 두 장을 구입해 나오는데 줄 한쪽 휴대용 의자에 앉아있는 어르신이 계셨다. 줄을 설 힘이 없어 줄선 사람이 구입하고 나면 사려고 기다리는 중이라 했다.


추위에 떠는 어르신을 보고 내가 구입한 마스크를 손에 들려드렸다
. 울꺽하는 마음을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


언제까지 줄서기 대란이 계속 벌어질 것인가
? 우리나라는 마스크제조업 세계 5, 마스크 생산 능력 세계 2위라고 한다는데 이렇게 마스크 두 장을 사기 위해 이 약국 저 약국 다녀야 한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코로나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이때 줄서기는 그래서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됐다
. 배려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사람이 사람을 무서워하고 따가운 시선으로 본다. 전염병이 장기화된다면 사회는 불신과 불안이 만연하게 되고 이웃사촌 정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시급한 사람에게 가장 먼저 양보하는 시민의식과 노약자를 위한 정책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