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혼을 울리는 시 감상] 고 향
佳鄕 김왕제 시인(평창출신, 강원도청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20-03-10 11:08:46

 

佳鄕 김왕제 시인(평창출신, 강원도청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시집: 그리움이 가득한 길을 걸으며, 산책, 매혹, 거기 별빛 산천, 고무신

 


이 넓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부모님과 처자식으로도 채우지 못하는

마음에 허허로움이 알 수 없이 일면

때로는 시도 쓰다가 때로는 노래도 부르면서

참고 참다가 그래도 풀어내지 못할 때에는

나는 서슴없이 고향으로 달려가지요.

 

고향이래야 단층집 몇 채 덩그런 산골마을에

허리수술로 장애가 있는 늙은 부모님과

젊어서 혼자되신 늙으신 이웃 할머님들과

몇 해 전에 혼자되신 이웃할아버님과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도 모를 귀촌 노부부들이

칠 남매 정다운 유년 시절을 대신해 살지요.

 

고향에 도착하자마자 할아버지 묘를 찾아

음료수 석잔 따라 올리고 절 두 번 하면

가슴에 쌓이고 쌓였던 수많은 아픔이

봄눈 녹듯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지요.

 

농사일로 늦은 저녁을 부모님과 먹고

떠나려는 면온 하늘에는 밝은 별 무리

아 저 별을 보려고 얼마나 그리웠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