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佳鄕 김왕제 시인(평창출신, 강원도청 부이사관, 전 횡성군 부군수)
△시집: 『그리움이 가득한 길을 걸으며』, 『산책』, 『매혹』, 『거기 별빛 산천』, 『고무신』
이 넓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부모님과 처자식으로도 채우지 못하는
마음에 허허로움이 알 수 없이 일면
때로는 시도 쓰다가 때로는 노래도 부르면서
참고 참다가 그래도 풀어내지 못할 때에는
나는 서슴없이 고향으로 달려가지요.
고향이래야 단층집 몇 채 덩그런 산골마을에
허리수술로 장애가 있는 늙은 부모님과
젊어서 혼자되신 늙으신 이웃 할머님들과
몇 해 전에 혼자되신 이웃할아버님과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도 모를 귀촌 노부부들이
칠 남매 정다운 유년 시절을 대신해 살지요.
고향에 도착하자마자 할아버지 묘를 찾아
음료수 석잔 따라 올리고 절 두 번 하면
가슴에 쌓이고 쌓였던 수많은 아픔이
봄눈 녹듯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지요.
농사일로 늦은 저녁을 부모님과 먹고
떠나려는 면온 하늘에는 밝은 별 무리
아 저 별을 보려고 얼마나 그리웠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