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 한 편의 여유] 9월
천기웅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9-09-10 11:57:10



9

 

코스모스는

왜 들길에서만 피는 것일까

아스팔트가

인간으로 가는 길이면

들길은 하늘로 가는 길

코스모스 길에서는 문득

죽은 누이를 만나는 것 같다

지는 꽃이 피는 꽃을 만나듯

9월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지나치는 달

코스모스 꽃잎에서는 항상

하늘 냄새가 난다.

고개를 들면 엷어지기 시작하는 햇살

태양은 황도에 기울었는데

코스모스는 왜

꽃이 지는 계절에 피는 걸까

사랑이 기다림에 감싸듯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

코스모스 피어나는 9월은

그렇게 하늘이 열리는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