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의 긍정적인 세상보기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9-05-28 10:49:19

 


김준혁 본지 기자(시각장애 6)

 


물이 반 정도 담겨있는 컵에 대한 일화는 누구나 한 번쯤은 어디에선가 들어봤을 것이다. 반 정도 담긴 컵을 보고 물이 아직 반이나 남았네하고 생각하는 사람과 물이 겨우 반 밖에 안 남았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상반된 이야기다.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서 긍정적인 마음과 부정적인 마음의 상태가 된다
. 이처럼 세상의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 주변의 시선에 민감하고 매사에 부정적이었던 나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한 고등학교 은사님이 생각난다
.


학창시절 집안 사정으로
3살 터울의 동생과 단 둘이 이사를 가야하는 일이 생겼었다. 당연히 학교를 옮겨야 했고 낯선 친구들 틈에서 적응하며 동생과 둘이서 잘 지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에 잠을 못 이뤘었다.


불안에 시달리던 차에 담임선생님이 교무실로 불렀다
. 선생님은 전학을 가서도 지금처럼 열심히 공부하라면서 너무 걱정하지 마라. 너는 세상을 반밖에 보지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두 번이나 볼 수 있는 거 아니냐. 긍정적으로 마음먹고 힘내자라는 따스한 힘을 주셨다.



 

가슴 먹먹한 격려를 들으며 조금 뉘앙스가 다르긴 해도 ‘물이 반쯤 남은 컵이야기가 떠올랐다. 덕분에 새로운 친구도 여럿 사귀게 되었으며 사회에 나와서도 물이 아직 반이나 남았네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마음은 세상을 바라보는 유리창이다. 긍정으로 덧입혀진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따듯하다. 따듯한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자라게 한다.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나 혹은 절망한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 컵 속에는 여전히 물이 반이나 남아있음을 가슴에 새기면서 긍정의 유리창을 가지자고 말이다.


그래서 급변하는 세태에 반목과 갈등의 목소리가 넘쳐날수록 우리들만이라도 온기의 근원지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