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트리와 아기 예수로 연말을 맞이하는
성당 마당은 미사를 마친 어린이들이 공놀이로 떠들썩하다
그 속 한 어린이가 되어 함께 뛰어다니는 신부님에게
흐뭇한 표정으로 성모마리아께서 말씀하시네
더 깔깔대며 놀아도 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화계사 일주문을 향해
전동스쿠터와 올라가는 나를 보고
오늘 머리는 만졌냐
농담 섞인 인사를 건네는 스님에게
저 위, 환한 미소를 지으신 미륵부처님도 말씀하시네
그래 그거지
미사복을 입고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님보다
가사 장삼을 수하시고 염불하시는 스님보다
성당 마당에서 공놀이 하는 신부님의 미소 속에서
절 마당에서 장난스레 인사하는 스님 모습에서
예수님이 보인다
부처님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