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키 큰 모델만 있나요, 우리가 평창의 대표 모델입니다!

김준혁 승인 2018-03-20 15:36:00



2018 평창 패럴림픽 동안 진부역에서는 평창을 찾는 내·외국인들을 환영하고, 한국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웰컴평창 굿매너 환영행사가 열렸다. 그곳에서 환한 미소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는 평창의 대표 모델을 만날 수 있다.


인상 좋은 얼굴로 손님을 환대하는 윤석규
(67, 평창군 대화면) 씨는 30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를 입은, 지체1급 중도장애자이다. 하반신이 마비되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워낙 활발한 성격에 운전을 업으로 삼고 여기저기 다녔던지라
, 당시만 해도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병원에서는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한다고 단언했지만, 행여 일어날 수 있을까 하는 실날같은 희망에 아내와 함께 3년 동안 병원을 전전하기도 했다. 더구나 가장으로서 아무런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깊은 우울증에도 빠졌다. 윤석규 씨는 그때의 심정을 딱 죽고싶은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사고 난 지
5년이 지났을 때, 장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경제 활동을 해야한다는 압박감도 일단 내려놓고 나 자신 살리는 데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려면 세상에 나가야 했다. 평창 장애인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그곳에서 다른 장애인들과 어울리고, 시도 써보고, 난타 악기도 배웠다. 무엇보다 장애인인 본인이 장애인 봉사를 위해 나섰다. 봉사라고 거창할 것 없었다. 가까이에 있는 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어울려 놀아 주는 것이다. 그것만 해도 장애인들이 즐거워했다.


그러는 사이 얼굴이 밝아지기 시작했다
. 몸은 여전히 불편하지만, 예전의 활발했던 모습을 찾은 것이다.


가장 고마운 사람은 역시 아내이다
. 장애인 남편 건사하고, 바지런히 채소 작업장을 다니며 아들 둘 모두 춘천과 중국에서 각각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뒷바라지했다. 윤 씨는 가족의 지지가 없었다면 장애를 극복하고 바깥으로 나오기 어려웠을 거라고 전한다.


이번
웰컴평창 굿매너 환영행사도 내 고향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이니 장애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선뜻 수락했다. 사람들이 환영 이벤트를 즐거워 해, 기분이 매우 좋지만, 서구에서 온 외국인과 우리나라 사람들 간,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의 온도차가 느껴 질 때는 아쉽기도 하다.


외국인들은 대부분이 장애인들과 인사하고
, 악수를 청하고, 손을 잡아 준다. 외국인들이 장애인을 대하는 모습에 장애인인 본인도 새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스코트에 먼저 다가간다. 그 차이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사회적 약자를 우선시 하는 문화의 차이가 아닐지,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장애인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아직 모를 수도 있겠다는 진단을 조심스레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