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죠.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8-08-21 11:11:04


▲ 김종숙(81, 지체장애 5) 씨

 

여기는 강원도 홍천입니다. 무려 40도가 넘어 요즈음 전국에서 제일 덥다고 하는 곳이지요. 하여 장애를 가진 노인들은 더욱 힘이 든답니다.


그날도 걷지를 못하지만 너무 더워 샤워를 하려고 움직이다가 넘어졌어요
. 그때 시간이 1040분경인데 혼자 있는 내겐 누구 부를 사람이 없었어요.


이곳은 모두 비어있고
, 생각하니 장애인복지관은 그 주에 모두 휴가였습니다. 간신히 노인복지관의 손민지 복지사가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어요. 도와달라고 말한 지 10분도 안 돼서 달려온 복지사가 얼마나 반가웠던지. 나에게 옷을 입혀주면서 너무 놀랐다고, 크게 다치시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위로해주었어요. 뒤이어 안석현 과장님과 공익요원이 들어와 나를 일으켜 의자에 앉혀주셨지요. 병원에 입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기서 더 불구가 되어 워커를 집고서라도 걷지 못하면 어찌 살아야 했을까요.


의자에 부추겨 앉으니 살 것 같았어요
. 왼쪽 다리가 마비인지라 지탱을 할 수가 없어 발목만 조금 다치고 이겨냈습니다.


장애인 여러분
.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도움의 손길은 언제나 여러분의 곁에 있습니다.


내가 휠체어를 타고
4년을 노인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에 다녔습니다. 그랬더니 노인복지관의 안석현 과장님과 손민지 복지사는 내게 전동차가 있으면 탈 수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조금 기다리시면 구해드리겠다고까지 마음을 써주었어요. 다행히 강원장애인신문사 사장님의 도움으로 730일 전동 스쿠터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연습은 못하고 넘어지는 바람에 고이 모셔놓았지만요.


더위가 언제 사라지고 시원한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을 기다리며 홍천군 노인복지관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


얼마나 더운지 올 여름 모기도 사라지고
, 매미도 더워서인지 새벽녘에 숲에서 힘없이 울고 있었어요.

장애인 여러분. 올 여름 지내시기 얼마나 힘드세요. 그러나 더위도 말복이 지나면 사라지겠지요. 여러분. 우리는 외롭지 않습니다. 우리 곁에는 복지사 분들이 계시니까요.

 

2018. 8. 8.

김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