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숙(81세, 지체장애 5급) 씨
여기는 강원도 홍천입니다. 무려 40도가 넘어 요즈음 전국에서 제일 덥다고 하는 곳이지요. 하여 장애를 가진 노인들은 더욱 힘이 든답니다.
그날도 걷지를 못하지만 너무 더워 샤워를 하려고 움직이다가 넘어졌어요. 그때 시간이 10시 40분경인데 혼자 있는 내겐 누구 부를 사람이 없었어요.
이곳은 모두 비어있고, 생각하니 장애인복지관은 그 주에 모두 휴가였습니다. 간신히 노인복지관의 손민지 복지사가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어요. 도와달라고 말한 지 10분도 안 돼서 달려온 복지사가 얼마나 반가웠던지. 나에게 옷을 입혀주면서 너무 놀랐다고, 크게 다치시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위로해주었어요. 뒤이어 안석현 과장님과 공익요원이 들어와 나를 일으켜 의자에 앉혀주셨지요. 병원에 입원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기서 더 불구가 되어 워커를 집고서라도 걷지 못하면 어찌 살아야 했을까요.
의자에 부추겨 앉으니 살 것 같았어요. 왼쪽 다리가 마비인지라 지탱을 할 수가 없어 발목만 조금 다치고 이겨냈습니다.
장애인 여러분.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도움의 손길은 언제나 여러분의 곁에 있습니다.
내가 휠체어를 타고 4년을 노인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에 다녔습니다. 그랬더니 노인복지관의 안석현 과장님과 손민지 복지사는 내게 전동차가 있으면 탈 수 있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조금 기다리시면 구해드리겠다고까지 마음을 써주었어요. 다행히 강원장애인신문사 사장님의 도움으로 7월 30일 전동 스쿠터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연습은 못하고 넘어지는 바람에 고이 모셔놓았지만요.
더위가 언제 사라지고 시원한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을 기다리며 홍천군 노인복지관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얼마나 더운지 올 여름 모기도 사라지고, 매미도 더워서인지 새벽녘에 숲에서 힘없이 울고 있었어요.
장애인 여러분. 올 여름 지내시기 얼마나 힘드세요. 그러나 더위도 말복이 지나면 사라지겠지요. 여러분. 우리는 외롭지 않습니다. 우리 곁에는 복지사 분들이 계시니까요.
2018. 8. 8.
김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