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복지단상] 성공적인 복지사회는 올바른 자세에서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8-08-14 10:51:03


▲ 지소현 본지 공동대표

2000년대 초반 장애인종합복지관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어느 사회복지사의 노력으로
장애인스포츠동호회가 결성되었다. 당시만 해도 스포츠는 비장애인영역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던 때라 동작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 스포츠동호회는 낯설었다. 초창기 장애인복지 주요 분야는 의식주해결과 의료지원에 고착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농구팀
, 탁구팀, 바둑교실, 헬스교실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동호회는 이용자들에게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운동이야말로 근육의 퇴화를 막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킴으로서 장애인들에게 절대 필요한 영역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당시에 가끔 복지관 강당에서 벌어지는 휠체어탁구교실을 보면서 얻은 교훈이 있다
. 각자가 팔을 벌릴 수 있는 넓이만큼에서 똑딱, 똑딱 공이 오고가고, 바닥에 떨어지면 막대기 끝에 양파주머니를 매달아 주워 담았다. 비록 박진감 넘치는 스피드는 없었지만 정신집중 하나만큼은 대단했다.


그러한 탁구교실에 어느 날 탁구선수 출신의 방점옥 자원봉사자의 합세로 변화가 일기 시작 했었다
. ‘자세가 나와야 해요. 팔 뒤꿈치와 손목의 각도는 이만큼 하세요.’ 일일이 참가자들의 눈높이에서 폼을 만들어 가르치니 점차 실력들이 늘어나 드디어 전국장애인탁구대회 출전도 했다. 자세의 효과였다.

 

생각해보면 모든 운동선수는 기본자세부터 배운다. 나아가 우리네 삶도 자세가 승패를 좌우한다. 책상 앞에 앉은 학생이 허리를 비틀고 옆 사람을 향했을 때는 언제든지 떠들 자세를 취한 것이고 보초를 서는 군인이 어정쩡하니 서 있을 때 마음이 분산되어 있음이다. 공직자가 퇴근 시간만 기다리면 직무를 소중히 여기지 않음이요 가게 주인이 손님에게 불친절함은 폐업을 해도 좋다는 뜻이다.


이렇듯 각자의 위치에서 비틀어진 자세를 바로 잡지 않으면 육체가 만성 질환에 걸리듯이 국가가 병이 든다
. 정치인, 경제인, 문화인, 예술인, 교육자, 법조인 모두가 한 통속으로 뒤엉킨 현실에서 다시 한 번 자세의 중요함을 강조해본다.


자세를 바로잡고 서로를 섬기며 신뢰하는 사회
! 우리가 꿈꾸는 복지사회는 그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