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축복의 삶 이야기
정기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인제군지회장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8-06-05 11:25:09


▲ 정기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인제군지회장


살아 있음이 축복이다

교통사고로 병원에서 장애인이라는 낯선 이름표를 달고 퇴원 후 1년을 집에 누워 생활하는 중에 아침에 눈을 뜨며 끊임없이 되뇌던 외침이었다. 하루 24시간이 너무 짧다 갈증내며 현실과의 승부에서 절대 밀리지 않던 내 서른살의 젊은 행진이, 어느날 그야말로 거짓말처럼 산산히 부서져 물거품 되어 버렸다. 인정할 수도 이해 할 수도 없는 상황에 망연자실 할뿐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는 현실이 더 기가막힌 일이었다. 희망을 빼앗겨버린 사람이 선택할 건 아무것도 없었다. 1988년의 이 땅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건 패배자요 낙오자 였다. 죽음이 매우 가까이에 서성대는 걸 직감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던 어느날, TV에서 호스피스 병동 시한부 삶을 다룬 다큐를 듣던 중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경이할 구원의 메세지를 얻았다.


오늘은, 어제 죽은 사람들이 그렇게도 간절히 보고싶었던 바로 그 날이다.


~ 시름시름 죽엄을 생각하던 내 뒷통수를 장작개비로 후려치는 일갈이었다.

 

삶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건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심신의 기능이 반정도만 남고 시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로 현실과 맞서 다시 일어서는 일이 어찌 간단할 수 있었을까, 그래도 꼭 넘어야 할 산이기에 혼신의 힘을 쏟아 재활의 몸짓을 끊임없이 경주하며 하루외 시간들과 맞서며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의 삶이 크게 만족 할만 모습은 아니지만
, 그래도 절망을 딛고 좌절을 극복하여 당당히 일어섰다는 자부심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과 사랑하며 살고 있음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매일 깨달으며 행복하다. 항상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작지만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라 생각하고 가장 겸손한 마음으로, 오늘, 어느 누군가의 절절한 바램 이었을 그 하루를 살고있음에 무한한 감사함을 말한다.

 

학력 경력

* 학력

- 강원대학교 졸업

- 한림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졸업

 

* 경력

- 한국통신(KT) 근무

- 전국컴퓨터총연합회 강원도지부장

- 온세통신 강원북구지점장

- 강원도약사회 의약분업전산관리소 대표

- 시인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 시 동인지 인제문학5편 공저

- 인제군 노인장기요양등급판정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