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복지단상] 건강한 인간관계는 국가의 든든한 뿌리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8-05-29 10:35:11


▲ 지소현 본지 공동대표

선거철이다. 후보자들 간에 경쟁상대 허물 들추기가 간간히 들린다. 어떤 내용은 마치 놀이터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처럼 치졸하다. 무슨 말을 했느니, 동네사람과 싸웠다느니, 부인이 어떻다느니...


각자가 지역을 위한 그림을 내걸고 누구 것이 더 훌륭한지 비교분석하는 목소리만 있다면 얼마나 바람직하랴
. 문득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떠오르면서 비열함이 소시민들에게까지 스밀까 염려스럽다. 아니 실제로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다는 이유로 사이가 벌어지는 혈연과 친지도 흔하다.

 

인간은 사회적동물이다. 사회란 가족부터 시작해서 지역, 국가, 세계 등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하고 재물이 많다 해도 구성원들과 융화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이참에 자리싸움판 흙탕물이 사회의 기초가 되는 시민들에 의해 정화를 바라면서 건강한 인간관계 요건을 생각해 본다.

    

우선 상대방에 대한 이해다. 지위고하,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자기만의 입장이 있다. 예컨대 단돈 몇 만원이 보편적인 사람에게는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사는 액수라면, 복지서비스 수급자에게는 생활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액이다. 즉 내게는 하찮은 것이 상대방에게는 절대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 때 갈등의 벽은 낮아진다.


다음은 타인에 대한 섬세한 배려심이다
. 사람은 사소한 것에도 마음이 상한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이 악수는 나와 하면서 시선은 다른 사람을 향한다면 밀려나는 느낌을 받는다. 다시 말해서 소소한 정성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접착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약속을 지키는 철저함, 언행일치로 신뢰 쌓기, 주저 없이 사과하기 등등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을 절제하는 힘이다
. 가끔 사소한 언쟁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비극을 본다. 성서에서 노하기를 더디 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낫다.”고 했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다툴 일이 생기면 냉정을 찾고 잠깐 멈춰야 한다. 그러면 의외로 문제가 내게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상대에 대한 왜곡된 나의 편견, 불필요한 적대감,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 극도의 이기심 등이다. 그리고 설사 상대에게 모든 문제가 있다고 해도 그도 언젠가는 잘못을 깨닫는다. 누구나 선함과 악함 사이를 수시로 넘나들며 양심을 근거로 한 판단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내 잘못일 때도 있고 상대 잘못일 때도 있는 갈등은 감정을 제어할 때 관계가 회복되기도 한다.


정리하면 성숙한 인간관계는 이해심
, 배려심, 감정의 절제에서 만들어 진다는 것이며, 이 같은 기본을 갖춘 지도자들이 많지 않음이 거듭 안타깝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급격한 변화의 시점에 서있다. 동일한 사안이라도 계층, 세대, 지역에 따라 확연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이와 맞물린 오염된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가까운 이들과 선하고 공고한 관계 유지에 힘쓰자. 식물이 보이지 않는 땅속 잔뿌리가 촘촘히 얽혀있어야 비바람을 견디며 성장하는 것처럼, 국가라는 거목도 이름 없는 자들의 사랑 얽힘을 뿌리삼아 세세토록 발전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