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차 한 잔 마시며] 잃어버린 시력, 다시 찾은 꿈
한용화 화천군시각장애인협회회장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8-04-17 10:45:47


▲ 한용화 화천군시각장애인협회회장

시각장애란 보는 기능의 현저한 저하 또는 소실에 의해 일상생활 또는 사회생활에 제약이 있는 자로서 시력장애와 시야결손장애로 구분된다. 시력은 안경, 콘택트렌즈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시력 교정법으로 측정된 시력을 기준으로 하며, 나쁜 눈이 0.02 이하이면 시각장애로 규정한다.


원인은 선천적인 것과 후천적인 것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이 후천적 장애인이다
.


한용화 회장
(53/시각1) 역시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게 됐다. 한창 혈기왕성하던 34세 되던 해 포도막염으로 서서히 어둠이 찾아왔다. 당시 경기도 분당 카센터에서 엔지니어로 꿈을 키우던 시절이었으나 갑자기 찾아온 불행으로 고향인 화천으로 돌아왔다. 결혼까지 약속한 사랑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잃어가는 시력으로 인해 포기해야만 했다.


언젠가는 앞을 볼 수 없다는 확진으로 시각장애
1급의 판정을 받았으며 날마다 절망을 끌어안는 연습을 했다. 뿌연 시력은 발끝에 1센티의 턱만 있어도 걸려서 비틀거리고 계단의 높낮이 조절이 안 돼서 두려움이 가중됐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세상과 밤하늘의 별빛도 기억 속으로 사라져 갔다.


하지만 용기를 내 종교 활동도 하고 이웃들과 어울리던 중
44세 되던 해(2009) 화천군시각장애인협회장으로 일하게 됐다. 170여명에 달하는 관내 사각장애인 동료들을 위해 장애인심부름센터(2015년 장애인이동지원센터로 개칭), 점자도서실, 자립지원센터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확대해 갔다.


바쁘게 살다보니 잊어진 아름다운 풍경들 대신 보람과 용기가 마음속에 자라났다
. 내친김에 특수학교인 춘천명진학교에 진학, 안마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2년 전에는 건강한 여성(현재 51)과 결혼도 했다.


장애는 새로운 삶의 방향을 주는 전환점일 뿐입니다. 왜 하필 나에게 불행이 왔는지 슬프기도 했지만 화천군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으니 봉사하면서 살라는 하나님의 뜻 같아요.” 한용화 회장은 좋아하는 운동특기를 살려서 해마다 텐덤싸이클대회에 출전,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고 취미로 책(점자도서)을 읽으며 사이버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학과 공부도 한다.


봄이 오면 향기와 촉감으로 꽃을 느끼며 나들이를 가고
, 여름이 오면 냄새로 바다를 보는 캠프도 간다. 긍정적인 마음은 효심으로 변해 부인과 함께 연로한 부모님 병수발도 정성이어서 이웃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한용화 회장은
저보다 더 어려운 동료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건강한 아내도 얻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지금의 제가 감사할 뿐입니다. 꿈이 있다면 협회의 발전과 개인적으로 안마시술소를 차리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현재 낮과 밤만 겨우 구분되는 눈이 점점 더 짙은 밤만 알 수 있겠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고 했다. 육신의 시력을 잃은 대신 마음의 시력을 얻은 한용화 회장에게 언제나 꿈이 가득하길 기원해 본다.

지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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