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극찬한 안전올림픽의 선봉장! 원경환 강원지방경찰청장에게 듣다.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8-04-03 15:08:07


▲ 원경환 강원지방경찰청장


원경환 강원지방경찰청장은 정선에서 태어나 평창에서 자랐다. 금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치안의 총책임자 역할은 하늘이 원 청장에게 준 사명인지도 모른다. 대회기간 동안 매일 15시간이 넘는 강행군으로 역대 가장 안전한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이끌어 낸 선봉장, 원 청장의 소회를 들어본다.




1. 먼저,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고향에서

개최되어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제 고향은 올림픽 개최지인 정선과 평창 두 곳입니다. 정선 임계 제재소집 7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나 3살 때까지 살았으나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서울로 잠시 이사, 5살 때 다시 강원도 평창으로 왔습니다.


가난한 성장기를 보낸 평창에는 아린 추억이 서려있습니다. 어머니는 병상에 누운 아버지와 7남매를 부양하기 위해 고갯길을 넘나들며 행상을 하셨고, 저는 고교 진학도 포기하려 했으며 대학 진학도 일찍이 접어야 했습니다. 평창에서 전경으로 군복무를 마쳤으며 21살에 농협에 입사, 짧은 기간 근무했습니다. 하지만 굴곡진 추억과 함께 아직도 남아 있는 소중한 사람 때문에 고향은 제게 너무나 각별합니다. 그리고 고향에서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거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인연들의 뜨거운 성원이 한몫했습니다.


첫 직장인 농협에서 만난 조남현 대관령농협조합장님은 자율방범대, 생활안전협의회 등 주민을 동원해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셨으며, 오규명 대한노인회 대관령분회장(농협 새내기 당시 조합장)님 과 친구 선후배부터 정선경찰서장 시절 맺은 인연까지, 모두 날마다 새 힘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응원 속에서 지치지 않고 해낸 사명들은 제게 영광이며 생의 마지막 날까지 잊지 못할 자랑입니다.


2. 치안책임자로 부담이 크셨을 텐데 준비는 어떻게 하셨는지요?


이미 2년 전부터 강원경찰은 올림픽준비기획단과 TF(3)을 가동, 분야별로 철저히 준비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작년 1213일 부임해 대회시설을 점검해 보니 대부분 경기장이 막바지 공사 중이라 정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고, 혹한기 근무에 대한 지원책도 미흡했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한 강원청 모든 과계장들이 현장을 직접 뛰며 상황을 매일 점검하였고, 올림픽 동원경찰관의 3교대 근무가 필요함을 판단, 중앙경찰청에 건의해 1일 최대 13천여 명 인력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차량돌진 테러, 드론이용 테러 등 고도의 테러에 대비해 안전망을 2, 3중으로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과 관중들의 방문에 대비해, 12개소의 경찰서비스센터를 설치하고 관광경찰통역경찰기마경찰설상 신속 대응팀이륜전기차 등을 경기장 및 주요 관광지에 배치, 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제공 헸습니다.

 

3. 올림픽 기간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개회식 당일 대관령 나들목 회전교차로를 평면교차로로 바꾸고 횡계방면 우회전을 금지시킨 것은, 교통소통 문제해결과 대회성공을 가져 온 신의 한 수였습니다. 당초 반대가 많았지만, 부임 직후부터 부단한 점검으로 현장특성을 익히고, 모의 개회식에서 지적받은 교통 혼잡을 해결하는 최선의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대통령께서 개폐회식 등 총 10차례 대회장을 찾는 동안 국빈경호는 물론,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에스코트는 완벽했다고 자평합니다. 그리고 북한 고위급과 방문단 신변보호, 교통관리 임무는 긴박히 바뀌는 상황이어서 경찰을 긴급 배치하는 어려움도 있었고, 양양공항, KTX 역사 등 주요 교통시설 테러 안전대책으로 특공대 21개 팀을 전담 배치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은 국토부장관 수화물 검측 중 탐지견 폭발물 반응이 나타나 X-Ray 판독을 실시했는데, 화장품으로 판독되어 관계자로부터 한국특공대의 탐지능력을 극찬 받은 일입니다.

 

4. 대회기간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는다면?


힘들었던 점은 추위와의 사투였습니다. 개선방한복을 갖추고 근무대기 장소도 별도로 편성하는 등 많은 신경을 썼지만, 야간현장은 영하25도였습니다. 떨고 있는 경찰관들을 보고 기본적인 복지도 제공하지 않고 임무만 요구할 수 없었기에 근무교대 주기 단축, 핫팩 등 방한용품을 추가 공수하여 체온보호에 혼신을 다했습니다.

 

5. 유관기관과의 협조는 잘 이뤄졌는지 궁금합니다.


조직위, 지자체, , 소방 등 유관기관과 물샐 틈 없는 완벽한 공조체계를 유지하였습니다. 대회시설 보안 검색 시 민간경비와 협력하여 반입금지 물품 등 위험물질, 비인가자를 철저히 차단하였고, 경기장, 숙소 등에 , 소방과 합동으로 안전검측을 실시, 위해요소를 사전 제거하였습니다.


또한 지자체 협력 하에 신속한 제설 작업, 자율방범대 등과의 공동체 치안활동으로 강력범죄가 단 한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경찰이 참여하는 국제경찰협력센터(IPCC) 운영으로 범죄정보 공유 등 국제공조를 강화하였고, 한국과 캐나다 경찰이 합동순찰 중 떡이 목에 걸린 아동을 발견, ‘하임리히법으로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6. 패럴림픽은 기존 올림픽과 준비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패럴림픽은 [안전을 넘어 감동이 있는 패럴림픽]을 슬로건으로 정하고, 올림픽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전은 물론 장애인분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경찰서비스센터에 휠체어 이동로를 추가 설치하고, 설상경기장에 스노모빌과 설상궤도 차량을 추가 배치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대관령 환승주차장에 장애인 주차구역 안내표지판과 노면표시를 보완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또한, 역대 최초로 대회시설 곳곳에 수어경찰관을 배치하여 농아인 안내와 소통을 지원하여 국민적 호평을 받았으며 대회가 끝난 후 도농아인협회로부터 감사의 인사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에티켓 리플릿을 제작 배포하고 동원 경찰관들을 교육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길 잃은 장애인을 보호자에게 인계하고, 빠진 의족을 끼워주는 등 총 173건의 크고 작은 수범사례가 있었고 여러 언론매체가 안전을 넘어 감동을 주는경찰이라고 활약상을 보도하였습니다.

 




▲ 폭설 속에서 장애인 선수들의 안전을 살피는 경찰들

7. 전 세계가 역대 가장 안전하고 성공적인 올림픽이라고 호평을 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호평을 받은 비결은?


미국 USA투데이 등 주요 외신에서도 놀랍도록 안전한 평창올림픽을 극찬하였고, 올림픽 이후에도 주변의 동료, 지인들께서도 많은 칭찬과 격려를 보내주고 계십니다. 그리고 차기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과 중국에도 치안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대한민국 경찰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는 혹한의 날씨에 설 휴가까지 반납하면서 묵묵히 역할을 다해 준 강원경찰과 전국에서 지원해준 경찰관의경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특히, 대회기간 하루 1만 명이 넘는 인원이 근무하면서도 일탈행위 한 건 없이 임무에 충실한 점은 두고두고 귀감이 될 것입니다.


또한 차량 2부제, 교통통제 등 많은 불편을 감수해 주신 평창, 강릉, 정선 주민들과, 마음을 모아주신 강원 도민들, 모든 분들에게 거듭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8. 향후 장애인 관련 정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가정폭력, 성범죄 등 젠더폭력 근절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장애인 학대와 실종 대응체계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학대예방경찰관을 확충, 장애인 학대발생 시 신속한 현장출동 및 수사를 실시하고, 사후관리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실종사건에 대비, 지적장애인 등 대상 지문 사전등록제를 적극 홍보하고, 실종사건 발생 시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아울러 장애인시설이나 재가 지적장애여성 등 방문 점검 시 기존 성폭력 예방교육과 더불어 학대예방 및 인식전환 교육을 실시하여 자발적인 신고도 유도하겠습니다
.


9.
도내 장애인들에게 간단한 격려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패럴림픽을 통해 장애를 극복한 선수들 이야기는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대한민국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신의현 선수는 불의의 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 절망에 빠졌지만 다시 일어나 대한민국에 최초로 금메달을 안겼고, 선천적 척수장애로 태어나 어린 시절 7번이나 수술을 받은 뉴질랜드의 아담 홀(Adam Hall) 선수는 부단한 노력 끝에 슈퍼복합 입식스키 경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타계한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박사는 2012년 런던패럴림픽 개막식에서 고개를 숙여 당신의 발을 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을 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호킹 박사의 말처럼 장애인 여러분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좌절하지 마시고 꿈을 향해 끝까지 도전하신다면 반드시 이루실 것입니다. 강원경찰도 항상 여러분 곁에서 함께하며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소현 본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