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꿈은 이뤄진다’-10년 만의 기적
중복중증장애 가진 딸의 엄마가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

김준혁 승인 2018-01-16


▲ 김영심 씨(46, 속초)

장애를 가진 자식의 부모라면 으레 그럴 것이라는 사회의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는 사람이 있다. 바로 강원도 속초에 살고 있는 김영심 씨(46). 그는 갖은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중복중증장애를 가진 딸 민정 양(12)을 키워나가는 굳센 어머니다.

   

2006, 민정 양은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걷는 것과 말하는 것, 인지하는 것이 모두 서툴다. 인지는 15개월 정도에 머물러 있어 엄마라는 말 밖에 하지 못한다. 의사는 민정 양이 10년 안에 걷지 못한다면 평생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장애등록을 하면서 얼마나 세상이 원망스러웠는지 모른다고 그는 말했다.

 

주변의 시선은 더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아이가 걸을 수 있도록 병원과 집, 교회만을 오가며 살았지만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갈 때면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신에게 한마디씩 하는 것만 같았다. 부끄럽고 창피한 감정이 들어 우울증이 왔으나 그런 자신이 용납되지 않았다. 민정 양이 6살 되던 해에 유치원을 보냈고, 자신도 열심히 일하기 시작했다. 교육기관에서 부모교육을 받으면서 장애아 부모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문득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제야 딸의 장애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렇게 지난 10여 년, 많은 아픔 속에서 김영심 씨는 민정 양과 함께 세상과 편견에 도전했다. 정말로 30년 같은 10년이었다. 삶이 힘들었지만 딸과 함께 포기하지 않았던 10년간의 노력이 결국 민정 양을 걷게 만들었다. 그는 이제 딸이 절대 창피하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정말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민정 양의 말문이 터질 역사가 기다려진다는 김영심 씨는 아이와 함께 걷기 시작했다.

 


▲ 김영심 씨와 딸 민정 양

교육학과 아동학, 사회복지학 등 4개의 학사 학위를 취득했고, 독서치료사, 사회복지사, 심리치료사, 미술치료사 등 각종 자격증도 땄다. 경제활동과 자원봉사를 가리지 않았으며, 학업도 열심히 이어나갔다. 걷지 못하던 아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자신도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노력이라는 열매의 결실은 인천아시아게임에서 딸과 함께 성화봉송 주자로 출전하게 되면서 맺어졌다.

 

50여일 남은 평창 동계패럴림픽 대회에서도 성화봉송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번에도 한번 딸과 같이 꿈을 향해 달리고 싶다던 김영심 씨. 그런 김영심 씨의 또 다른 꿈은 행복 강연사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아들이 차별받지 않고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장애아를 키우는 가정의 부모들에게 다른 무엇보다 힘내라는 한마디를 해주고 싶었다. 그런 응원이야 말로 선천성 질병과 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던 자신이 가장 듣고 싶었던 응원이라면서, 장애아를 둔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다짐한다.

 

움츠리지 말자, 소리쳐 말하자, 인생은 단거리가 아니다. 기적 같은 지난 10년을 보내고 남은 인생을 맞이하면서 김영심 씨가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에는 꿈과 희망이 담겨있다. 모녀가 함께 걸어온 10년은 앞으로 걸어갈 길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중복중증장애를 가진 딸을 키워나가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김영심 씨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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