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Special Tree - 43] 따뜻한 마음의 그릇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7-10-11 11:14:58

 

 

[Special Tree - 43]

 

따뜻한 마음의 그릇 


민 성 숙(경운교육연구소장)

 

민성숙(경운교육연구소장)
 

 

 

 

  민족의 명절 한가위 연휴 즐겁게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이번 연휴를 보내면서 제 마음의 그릇과 그 크기, 거기에 담긴 것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제 마음의 그릇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넓어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그릇에 담긴 감사와 사랑도 조금 더 다양해 졌습니다. 물론 불평과 불만 같은 독소들이 여전히 함께 있지만 말입니다.

 
제가 1986년 가을에 결혼을 하여 새댁이었을 때 제 마음의 그릇은 설레임과 두려움이 가득한 그릇이었습니다. 그러나 살면서 그 그릇 속에 서운함, 억울함, 속상함이 하나 둘 채워지면서 설레임은 짜증으로 변했고 두려움은 반항으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명절 즈음에는 뭔지 모를 부정적인 감정들 때문에 많이 피곤하고 슬펐습니다.

 
옛 어른들께서 시집을 와 벙어리 삼년, 귀머거리 삼년, 눈뜬장님으로 삼년을 살아야 드디어 어른이 된다는 말씀이 삼십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해가 됩니다. 그러니 저로서는 벙어리 십년, 귀머거리 십년, 눈뜬장님으로 십년을 산 셈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그렇게 산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저를 놓고 벙어리 십년, 귀머거리 십년, 눈뜬장님으로 십년을 사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착각도 이만저만이 아니게 살아온 것입니다. 물론 모든 일에 일방적인 것은 없는 것이지만 대체로 그러했다는 겁니다.

 
내 중심적이 아니라 상대방 중심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된 것은 저에게 더 할 수 없는 축복입니다. 그동안 많은 선생들을 만나고 수많은 책 속의 가르침으로도 잘 알 수 없던 것을 알게 된 것은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야한다고 충고하고 권면하는 분을 만난 덕분입니다.

 
누구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들으며 사느냐가 이래서 중요한가 봅니다. 그 분이 저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야한다고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신지 그러고 보니 삼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따뜻한 사람이기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그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는 것이 평화를 가져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삶의 행복과 기쁨이 가득한 마음 그릇을 갖게 될 것입니다. 겨울이 멀지 않았는데 따뜻한 마음의 그릇을 장만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