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단체를 찾아서] 한울타리

김현동 승인 2017-01-02 11:53:24

원주 포도마을재단 장애인거주시설 한울타리

 
 


▲ 김정규 원장. 

 


깨지고 터져버린 포도알처럼 가정이나 사회 속에서 함께 생활하지 못하던 소외된 이들이 모여서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지난 1993년 개원한 포도마을은 어느 덧 시간이 흘러 무성한 포도밭을 이루고 하나의 울타리를 이루었다.
 

원주시 지정면에 위치한 장애인거주시설 한울타리는 이렇듯 외면 받던 작은 포도알들이 모여 포도재단을 이루고, 2004년 장애인생활시설 한울타리가 설립됐다.
 

현재 정신지체나 정신분열 증세를 가진 20세 이상 42명의 가족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김종규 원장을 비롯한 총 22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편견과 차별로 소외당하는 장애인들도 희망과 용기를 갖고, 꿈을 펼치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는 김 원장은 1993년 포도마을 설립 이전 자영업을 하고 있었으나, 당시 도내 유일의 여성 파출소장을 지내던 아내 표영선 씨가 퇴직금을 담보로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한 포도마을 구상 중이던 김 원장을 적극 지원하여 지금의 한울타리를 이룰 수 있었다.
 

사슴농장으로 시작한 포도마을은 현재 주를 이루는 지적장애인보호시설 한울타리와 장애인보호작업장 한우리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시설 장애인들의 편의 증진과 기능보강을 위한 2층 증축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나 한울타리는 생활지도원들이 모든 일을 해주는 것에서 벗어나 생활인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서로가 돕고 직접 맡은 일을 해결하는 자립심을 갖출 수 있도록 신변자립, 가정생활 관리, 인성교육 등을 실시. 자치회를 결성하여 정기적인 자치회 모임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보호작업장과 연계하여 한우리베이커리에서 생산한 신선한 빵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카페를 통해 생활원들간 구매와 소비하는 문화를 만들고, 자체적으로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경제관념과 자립심을 키우고 시설에서만 생활하는 피보호자가 아닌 삶의 주체로써의 훈련을 경험하고 있다.
 

김 원장은 그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생활인들에게 사랑과 용기를 전하기 위해 많은 대화와 노력을 기울였지만 신앙인으로 사명감을 갖고 시작한 일이 직업이 되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까 아직도 걱정스럽다면서, 불쌍해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최상의 것을 누릴 수 있도록 스스로 찾지 못하는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소풍이나 나들이 해외여행과 같은 문화생활 지원과 생활훈련교육 및 인지학습교육 같은 프로그램과 더불어 생활인들만의 잔치가 아닌 지역주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도록 다른 시설들도 함께 지역사회에 문을 개방하고 서로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개발해야 한다며 시설이 위치한 지역민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하나의 커다란 울타리를 만들어 함께 나누고 사랑하는 생활 자체가 복지인 마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 장애인보호작업장 '한우리베이커리' 작업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