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Special Tree - 42] 감동(感動)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7-09-26 10:58:01

[Special Tree - 42]

 

감동(感動) 


민 성 숙(경운교육연구소장)

 

민성숙(경운교육연구소장)
 

 

  시간 참 빠릅니다. 어제가 여름이고 그저께가 봄인 듯했는데 어느새 가을입니다. 코스모스가 아름다운 계절이 온 겁니다. 이번 주에는 유난히 지역 축제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원주에서는 다이내믹 댄싱 카니발이, 춘천에서는 소양제가, 마을 한 가운데를 질러 흐르는 약사천 변에서도, 오래된 육림고개에서도 작고 예쁜 마켓들의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여기서 느껴지는 것 중 하나는 관이 주도하는 것보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축제가 더 감동적이라는 겁니다. 이제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일이 박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 행정도 시민에게 감동을 주는 마인드로 축제를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감동(感動)에 대해 사전에서는 ‘깊이 느껴 마음이 움직임’이라고 말을 합니다. 무엇인가 깊이 느껴서 마음이 움직이게 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의 정성이 있어야 하고 그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가를 바라지 않는 희생도 요구합니다. 그러니 자신은 물론이려니와 다른 사람에게까지 감동을 안긴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입니까. 그런데 순간순간 살아가면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은 섬세하고도 사소한 아주 작은 것들에 감동을 더 많이 받게 됩니다.

 
얼마 전의 일입니다. 어느 소설가의 신간 소설집 출판기념회에 갔었는데 그 곳에서 만난 원로 동요작가께서 저에게 불쑥 봉투 하나를 건네 주셨습니다. ‘그동안 신문에 실린 민성숙의 기사와 민성숙이가 쓴 칼럼을 오려서 보관했다가 만나면 주어야지 하면서 늘 가지고 다녔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얼굴 가득 환한 미소가 번지셨습니다.

 
정말 저는 순간 몸 둘 바를 모르게 송구하고 감사한 마음에 선생님의 손을 덥석 잡고 마구 흔들었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평상시에 저를 지지하고 응원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셨다면 그리하지는 못하셨을 일이니까 말입니다.

 
코스모스는 홀로 피어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가련해 보입니다. 그러나 여럿이 무리지어 얼굴을 맞대고 가을바람에 손을 흔들며 파란 하늘아래 서 있는 것을 보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사람 사는 일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저 혼자서 아무리 멋지게 보이려 해도 혼자일 때 보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할 때 더 아름다워 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제 삶이 누군가에게 감동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