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파크골프’에 대한 남다른 열정, 권석례 씨
“장애인 전용 파크골프장도 절실…배려하고 더불어 운동하는 사회 됐으면”

김준혁 승인 2018-11-28 13:16:18


권석례 씨(지체장애 5/강원도장애인복지협회 홍보부장)

    

파크골프는 자연풍경지를 보호하고 국민이나 주민의 보건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들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인 공원의 개념에 골프의 게임요소를 합쳐, 적은 부지에서 어린아이부터 노인, 장애인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골프를 재편성한 커뮤니케이션 스포츠로, 가벼운 근력운동을 통한 신체정신적 건강 유지 효과는 물론, 세대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도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도장애인복지협회 홍보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석례 씨
(68/지체장애 5)도 그런 파크골프에 푹 빠져 있다.


당뇨로 인해 발가락을 전부 절단하는 장애를 입기 전에도 권석례 씨는 달리기나 육상 등의 운동을 좋아했다고 한다
. 몸이 불편해지고, 약을 달고 살게 된 뒤에도 운동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다. 그러다 찾게 된 것이 게이트볼이었다. 그 후로 게이트볼을 10년이나 했다.


변한 건 파크골프를 만나고 나서였다
. 게이트볼을 하는 도중에 옆에서 파크골프 하는 사람을 보게 되는 순간 깨달았다. 이게 내 길이구나 하는 생각에 골프채를 사다가 직접 파크골프채를 만들어 연습을 했다. 변변찮은 장비와 불편한 몸으로도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파크골프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주변에서 밝아졌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면 된다는 성취감과 운동 능력이 좋아진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권석례 씨가 파크골프를 치고 있다.

 


경주, 대전 등 타지로 자비를 들여 대회에 나가기도 했고, 아픈 몸을 끌고도 복지협회 회원들과 함께 일주일에 3번을 치러 다닌다. 한 번 쳤다 하면 2시간이고 3시간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파크골프 삼매경이라는 권석례 씨. 권 씨는 올봄에 파크골프를 시작하고, 영월서 열린 파크골프 대회에서 강원도 대표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개최된 38회 전국장애인 체육대회에도 출전해 비 오는 날 열전 끝에 아쉽게 입상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경험이 되어 앞으로의 발판을 삼고 싶다고 말했다.


권석례 씨는
파크골프를 하면서 몸이 좋아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자신보다 더 힘들고 몸이 불편한 사람도 전동 휠체어에 탄 채 골프 치는 모습을 보고서 감동을 받았습니다.”며 소감을 전했다.

 



파크골프를 치러 간 강원도장애인복지협회 회원들과 권석례 씨(앞줄 두 번째)의 모습.


한편으로는 지금의 현실이 안타깝다는 이야기도 했다. 현재 다니는 파크골프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되어있는 경기장이지만,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싸우게 된다는 것이다. 휠체어를 탄 사람은 들어오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함께 더불어서 배려하고, 어울려서 같이 운동하게 되면 더 좋겠지요.” 권석례 씨는 장애인을 배척하고 보는 사회의 풍조가 안타깝다고 말한다. 아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따로 구분하던지, 아니면 장애인들도 마음 놓고 운동할 수 있도록 시나 정부 차원에서 장애인 전용의 파크골프장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인생에서 파크골프를 떼려야 뗄 수 없을 것만 같다던 권석례 씨는
걸어 다닐 수 있을 땔까지는 계속 파크골프에 열정을 불태울 것이라면서 파크골프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었다. 권석례 씨의 바람대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서 서로를 배려하고 더불어 운동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