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죠” 지체장애 2급 춘천 김상록 씨
20년째 헌혈·도시락배달 등 봉사활동 활발, 헌혈100번 금장 수상

김현동 승인 2018-08-08 15:03:15


▲ 김상록 씨 헌혈 100회 기념촬영 사진

내가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헌혈뿐이었어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13일 오후 춘천시 후평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만난 김상록(61)씨는 환한 미소로 우리를 반겨줬다.


영월출신의 김상록 씨는
4살 무렵 소아마비를 앓고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지면서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현재 양쪽 귀도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사용하고 있는 김 씨는 좌절할 수도 있는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웃음과 배려를 잃지 않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86년 춘천으로 이사왔다는 김 씨는 아픈 다릴 이끌고도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풀빵 장사와 과일장사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점차 악화되는 다리 통증 등으로 89년에는 기초생활수급자에 포함됐지만 김 씨는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비록 자신의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을 위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고 그 방법을 찾다 헌혈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이렇게 헌혈을 시작하면서 봉사의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다.


이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20년간 100여회의 헌혈을 통해 헌혈 유공금장을 수상했다. 또 지금은 다리의 통증으로 인해 잠시 쉬고 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복지기관을 찾아 배식봉사와 도시락 배달 봉사를 했다.


지난
2007년부터는 후평336통장으로 일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김장을 담근 뒤 홀로 사는 어르신과 소외계층에 나눠주고 있다.


봉사하고 나누는 삶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김상록 씨는 현재 강촌역에서 상록카페라는 자그마한 노천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 자신이 직접 내린 커피를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작은 행복을 누리고 있다.


나보다 힘들고 어렵게 사는 분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힘이 닿는 날까지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김상록 씨의 아름다운 마음이 춘천을 넘어 강원도 전역에 울려퍼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