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말하는 장애인과 교육
“장애인에게 교육은 생명입니다”

강원장애인신문사 승인 2018-04-17 10:48:45


민병희 도교육감


우리나라 헌법에는 모든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 도약기에는 장애인의 교육적 배제가 공공연히 있었고 그로 인한 저학력은 열악한 삶으로 이어졌다. 즉 장애인 학력수준은 장애인복지 수준과 관련이 있기에, 지금 장애인들의 잠재력과 능력개발에 필요한 특수교육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에 강원도 교육의 수장인 민병희 교육감을 방문하여 장애인에 대한 교육철학과 동해특수학교 신설현황을 알아보았다.

 

Q1. 우선 교육감님의 장애인에 대한 교육을 말씀해 주십시오.

장애인에​​게 교육은 생명 뇌병변 조카를 통해 가족의 힘 한계 깨달아 통합교육 강화 중요

 

A. 장애인에게 교육은 생명입니다.


서울에서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삭발과 함께 외친 말이 생각납니다
.


아이와 함께 죽고 싶지 않다. 내가 죽더라도 우리 아이를 국가가 책임져 달라.”고 했지요. 그리고 소원이 있다면 제가 우리 아이보다 하루라도 더 사는 것입니다.”라고 한 말도 사후 자식 걱정을 하는 부모마음에 눈물이 납니다.


고백하건데 저 역시 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 조카가 뇌병변장애인으로 태어났지요. 어머님이 맡아 기르셨는데 처음에는 장애가 있는 줄 몰랐어요. 자라는 동안 알게 되었고 그 때의 안타까웠던 심정은 평생토록 제 가슴에 아픔으로 남아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조카는 일찍 하늘나라로 가고 없지만, 가끔 제가 경직된 조카를 차에 태우고 나들이를 시켜 주었는데 그 때마다 좋아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저는 체험을 통해 가족이 장애아동에게 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알았고 힘 있는 누군가가 해주어야 하는 것을 통감했습니다
. 즉 국가가, 제도가 해주어야지요.


때문에 저는 장애인교육에 남다른 관심과 철학이 있습니다
. 접근이 용이한 곳에서 좋은 교육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사회가 되도록 통합교육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민병희 교육감과 지소현 본지 공동대표의 인터뷰 장면


Q2. 교육감님의 남다른 과거와 장애인교육에 대한 관심이 가슴을 울립니다. 그러면 도내 장애아동 수와 특수학교 및 특수 학급 수를 말씀해 주십시오.

장애인 욕구 및 특성에 맞게 설계된 특수교육 역사 도내 특수교육 대상 2,695, 특수학교 7, 특수학급 379계획대로 원주, 동해에 신설되면 9

 


A.
장애인 교육은 말 그대로 특수교육입니다. 즉 점자, 구화, 보장구, 심리적 접근기술 등 장애유형별, 개별적 욕구에 맞게 설계된 교육이지요. 교육을 통해 가능성과 잠재력 개발, 사회 적응력을 향상시켜주는 것입니다.


우선 기억나는 역사부터 말씀드리면
2007년 장애인특수교육법 개정으로 조기교육, 개별화교육, 통합교육이 실시되었으며, 2010년부터 장애유아,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이 실시되었지요. 또한 교육비지원, 특수학교 운영, 일반학교에 특수학급 운영이 시행되었으며, 95년 장애인대학특입학제도, 2005년 장애학생도우미제도, 그리고 2002년도에 한국재활복지대학이 설립되었습니다.


여기에 도내 특수교육대상학생은
2,695명이며, 특수학교는 공립 5, 사립 2, 7개입니다. 계획대로 원주와 동해에 신설되면 9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통합교육을 하고 있는 특수학급 수는 379개입니다.

 

Q3. 도내 장애인특수교육 현황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간에 회자되고 있는 동해시 장애인특수학교 설립 배경, 규모, 교육 내용, 운영방안 등 자세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동해삼척 거주 장애인학생이 강릉오성학교로 4시간 통학하는 어려움 동해시 특수학교 규모 19학급, 학생 129, 교직원 70기존의 특수학교 교육내용 외에 예체능 등 개별화 교육도 검토

 

 

A. 동해시 특수학교 설립배경은 동해삼척 지역 장애학생들이 강릉에 있는 특수학교인 오성학교로 통학을 하는데 등하교시간이 4시간이나 걸린다고 부모님들이 오래 전부터 어려움을 토로해 왔습니다.


장애를 가진 자녀가 매일 장거리 이동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 더욱이 동해삼척 지역 특수교육대상은 300명 가까이 됩니다. 일부는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있지만, 100명 정도는 전문시설과 교육환경이 필요한 상황이었지요. 그들이 강릉과 태백 특수학교를 갈 수 밖에 없었기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지역별, 장애 영역별 균형 있는 교육기관이 필요하지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동해 특수학교 규모는
19학급에 129명이 공부할 수 있는 시설입니다. 교직원도 70명 가까이 근무하게 되기에 고용효과도 있습니다. 3층 건물에 연면적 9,938정도고요. 265억 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교육 내용은 기존의 강릉 오성학교
, 원주 청원학교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특히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에 소질 있는 장애학생을 위해 맞춤형 교육도 검토해 보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한 곳에 소질이 집중된 경우를 익히 보아 왔거든요. 그리고 패럴림픽을 통해서 스포츠로 성공하는 이들에게서 감동을 받았고, 농아인 축구선수, 볼링 선수, 시각장애인 텐덤사이클 선수 등은 잘 알려진 장애인 사회진출 분야입니다. 학령기에 일찍 개발해 줄 필요가 있지요.

 

Q4. 최적의 교육환경을 위해 고심하시는 점 감사드립니다. 동해특수학교 설립 추진 중 당면한 애로사항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당초 20156월부터 계획하고 추진했으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늦춰짐 해결을 위해 직접 발로 뛰었으며 현재는 2019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 동해특수학교 설립은 도민들의 편견을 없애는 긍정적인 파급효과


A.
우선 20193월 개교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초 20156월부터 동해특수학교설립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였고 20183월 개교하려고 했으나 반대에 부딪혀 우여곡절을 겪었으며 늦어졌지요. 지난 해 9월 동해시장을 만나고 강릉 오성학교에서 장애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듣고 동해시민들과 토론회를 하는 등, 제가 직접 발로 뛰었습니다.


특히
3차 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고, 201711월부터 실시한 측량 역시 민원 때문에 5차례나 시도했지요. 그 결과 올해 4월에야 토지 분할 등 행정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통과되면 오는 5월쯤 착공할 예정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동해시민
90%가 찬성하는데 설립 예정지역 어르신들이 반대를 합니다.


예정지가 부곡동 남호초등학교 자리인데 그곳에 있던 학교가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서운한 것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 그렇더라도 계속 대화를 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 있을 것입니다. 동해시와 지역의 어르신들이 좀 적극 나서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저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동해특수학교 설립이 도민들의 편견을 깨는 긍정적인 역할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5. 동해특수학교 설립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으셨군요. 끝으로 장애학생 진로를 위해 노력하시는 것들과 개인적인 바람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도교육청 관내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카페와 안마시설 설치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사람 장애인의 사회정상화와 사회통합, 인권보장과 사회정의실현 중요 성적과 스펙위주가 아니라 배움의 기쁨 속에서 바른 인성과 가치관을 가지도록 교육

 


A.
우선 진로를 위한 노력으로 들어오시다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도내 최초 기관 내에 있는 장애인일자리 창출 카페 모두가 있습니다. 지적장애인들이 직업교육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로 커피를 내리고 과일주스를 만들며 주문도 받고 계산까지 합니다. 이런 시설이 현재 교육관련 기관에 5호점까지 생겼습니다. 저 개인이나 직원들도 모두 만족하지요. 특히 방문하는 분들은 3가지에 놀랍니다. 저렴한 가격, 친절함, 뛰어난 맛이지요.


또한 본관
1층에는 모두 케어라고 안마시설이 있습니다. 춘천 명진학교 전환과정에 있는 학생들이 실습하고 있는데 지역 어르신들이 많이 찾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앞으로 장애, , 인권 감수성이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입니다.


끝으로 개인적인 바람은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철학을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도민 모두가 공유했으면 좋겠습니다
. 장애인 교육목표는 사회정상화와 완전한 사회통합, 인권보장과 사회정의 실현입니다. 또한 모두가 성적과 스펙 위주가 아니라 배움의 기쁨 속에서 바른 인성과 가치관을 가지고 서로 돌보고 섬기는 그런 교육의 현장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그 길을 멈추지 않고 가려합니다. 감사합니다.

 

지소현 본지 공동대표